국내 5G 주파수 경매가 임박해오면서, 관련 업계와 기술에 대한 관심이 연일 뜨겁다. 국내에서는 2019년 3월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관련기사:5G 시대로의 진입 가속화)

해외 각국에서도 5G 주파수 경매와 망구축 시점이 가까워오면서, 5G망을 필요로 하는 실제적인 서비스 모델에 대한 구상도 구체화되고 있다. 해외 주요국 통신사업자 중 적극적으로 5G를 준비 중인 미국 AT&T/Verizon, 영국의 보다폰(Vodafone), 일본 NTT Docomo의 5G 서비스 추진 현황과 서비스 모델에 대해 살펴보자.

 

미국, 유선 네트워크를 대체할 고속 무선망

미국은 통신사들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계획 중이고, 정부도 적극적인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T&T, Verizon 등은 초기엔 유선 인터넷의 대체재로 5G를 활용할 예정이며, 연내 5G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초 Verizon과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통신사들은 향후 4K 동영상,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분야 트래픽 성장을 감당할 수 있는 차세대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고 있다.

AT&T의 경우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2007에서 2015년 사이 1,500배 증가하였고, 총 트래픽의 60% 이상이 동영상이라고 발표했다. 따라서 통신사들은 5G 초기엔 고속 대용량 트래픽을 수용할 서비스(eMBB) 가운데 고정형 무선 액세스(FWA, Fixed Wireless Access) 방식 서비스에서 활용 기회를 엿보고 있다. FWA란 기존 댁내까지의 유선네트워크 구간을 5G로 대체 구축함으로써 망구축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으로, 5G로 무선이 유선을 대체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추구하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이 FWA 방식에서부터 일부 구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AT&T의 경우 이미 15㎓, 28㎓ 등 주파수를 사용해서 FWA 방식으로 인터넷, HD 컨퍼런싱, VoIP, 4K 동영상 서비스를 시험했고, Verizon의 경우도 28㎓ 대역을 이용해 미국 내 4개 주(州)에서 FWA 방식 필드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 FWA 방식 서비스 개념도 및 통신사의 인식

 

영국,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전 산업의 공공 네트워크

유럽의 경우 영국 글로벌 통신사인 Vodafone의 움직임이 가장 적극적이다. 2017년 Vodafone이 발간한 보고서 (Creating a Gigabit Society – The role of 5G)에서는 Giga Society 건설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5G의 역할을 강조한다. 특히 8개 산업 분야에서 5G 적용 가능한 케이스들을 제시하면서, 다방면에서의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5G use cases (출처: Vodafone, 재구성)

영국 정부 또한 공공 분야에서 5G 서비스 초기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5G 추진 조직을 신설하고 규제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있다. 5G 초기에 적합한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에 따른 수요를 진작하고자 의료와 교육과 같은 공공 영역에서 우선 활용 방안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G 네트워크, 테스트베드 구축 및 시범 서비스에 7억4천만 파운드(약 1조 1천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영국의 문화미디어체육부는 5G 공공 프로젝트 자금 지원과 조정 실무를 담당하는 ‘5G expertise center’도 신설하였다.

 

일본, 신규 서비스 모델 창출을 위한 다양한 산업간 협업 시도

일본 통신사업자들도 다양한 산업계와 연계한 5G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NTT도코모의 경우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5G 분야에서 철도, 방송, 자동차, 인쇄 등의 다양한 산업과 협력해 시범사업을 확대 중이다. Vodafone과 마찬가지로 도코모도 2017년 중기 전략 방향(2020 ‘beyond 통신’)을 통해서 5G 시대 전략 중 하나로 ‘사회문제 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5G 진흥 정책을 담당하는 일본 총무성은 2016년 10월부터 민·관·학이 참여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시스템 위원회’를 구성하고 5G의 기본 개념과 서비스 구현 이미지 등을 검토 중이다. 총무성은 5G는 유무선이 하나가 되어 속도·연결 수·지연 시간 측면에서 모든 사용자 및 애플리케이션 요구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통신으로 정의하고 있다. 4G까지는 속도, 지연 시간, 연결 수 등의 한계로 모든 use cases에 대한 대응이 곤란했으나, 5G에서는 그 한계를 넘어선다는 점에서 새로운 서비스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5G의 사회적 영향이 매우 크며, 통신사와 관련 산업간 연계 서비스 창출과 서비스 모델 발굴 및 실증 시험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총무성은 2017년 5월에 5G로 인한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다양한 산업계가 참여하는 민관협력 ‘5G 종합 실증시험’ 추진 계획을, 지난 3월 각계의 실증시험 결과를 발표하였다.

▲ 2017년도 5G 종합 실증실험 선정 사업자 및 사업 개요 (출처: 총무성, 재구성)

이처럼 해외 각국 통신사업자들이 자국 상황에 맞게 5G 서비스 모델 시험을 한창 진행 중이다. 미국은 유선의 대체재로서 5G 활용방안을 모색, 영국은 사회문제 해결 등 공공 영역에서의 5G 테스트를 확산하고자 한다. 일본은 5G 혁신을 주도하는 통신사가 중심이 되어 공공 영역뿐만 아니라 자동차, 의료 등 각 산업 분야와의 협업 생태계를 만들어 혁신 서비스를 시험하고, 정부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6월 진행되는 5G 주파수 경매가 종료되면,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5G 시험을 기반으로 한 5G 서비스의 혁신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칼럼은 해당 필진의 개인적 소견이며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의 입장이나 전략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